95부작 [삼국]의 유비와 방통 -낙봉파 보는 눈

[삼국] 65~68화 감상

이전에 윗글에서 방통과 낙봉파 이야기는 따로 포스팅 한다고 해놓고 안하고 있었습니다만
드라마도 끝났고 그때 무슨생각으로 그렇게 얘기 했던건지 슬슬 잊어버릴 것 같아서 손대봅니다.

삼고초려때처럼 간단히 하려고 했는데 주절주절 길어져 버렸네요.


연의를 보면서 생긴 방통의 이미지는 사실 능력은 어느정도 있지만 괜시리 제갈량에게 열폭해 인생을 말아먹었다 정도였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삼국에선 방통의 익주공략 책략들과 이어지는 유비와의 관계와 낙봉파 이야기가 굉장히 재밌게 해석이 되어 있어서
이렇게 따로 스샷도 찍어보고 뜻도 다시 한번 생각 해 봤습니다.


방통과 유비의 만남과 방통이 유비를 선택하게 되는 과정은 59화 감상을 참고해주세요 ^^
간단히 줄이자면 자신의 됨됨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방치해놓은 유비에게 실망해서 떠나려다가
유비의 인품과 인재를 아끼는 모습에 감동해 결국 방통은 유비를 따르게 됩니다.

따르게 된 것 까지는 좋았는데 유비는 법정과의 대화에서 보였듯이 자신의 길을 이미 인의로 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익주를 후딱 공략해 버리자는 방통의 말도 카리스마로 눌러버리질 않나
위연과 은밀하게 추진하던 암살계획도 파토내질 않나 사사건건 유비의 방해를 받습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방통은 유비에 대해 답답한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 방통의 마음이 터져나온것이 익주공략의 3가지 책략이었지요.
한마디로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하책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으며
익주는 가지고 싶고 명분도 지키고 싶다는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약간의 조롱섞인 헌책이었다고 봅니다.
연의는 거의 이쪽에 가까운 묘사였던것 같네요.

그러나 삼국의 유비는 보통 유비가 아니라 유느님이죠;;
잔뜩 취한상태에서도 하는말이 아주 하나하나 방통의 마음을 찔렀나봅니다.


대충 말씀드려보면
방통이 보기에 자신이 익주를 원하지 않는것으로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런 태도를 취했나 하는 것에 대해 공명의 두번째 계책이 서천을 취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얻는다면 불의로 취하는 것이고
그를 계산해 본다면 반드시 인의를 잃고 인심을 잃어 자신의 입신의 근본을 잃을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때문에 자신의 한계에 대해 유비는 굉장히 한스러워 합니다.
자신의 진심을 말하자면 이 일보를 딛을 수 없음과 인의를 근본으로 했기에 서천을 공격하려 하지만 대의가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죠.
게다가 결정적으로 지금 자신이 익주를 공략하려 하는 것은 물과 불이 섞이는 것과 같다며 방통앞에서 한탄합니다.

자신의 주공이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가만히 있을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방통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면서
유비가 진심을 자신에게 보여준것에 대해 감동하여 제가 주공을 위해 물과불을 섞어보이겠습니다 라고 말하지요.
유비가 불의하거나 명분없이 익주를 얻고싶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방통은
주공 걱정마십시오 저 방통 주공에게 하나의 바른 출사명분을 드리겠습니다.
인의의 일이라는 정정당당한 명분을...이라고 유비에게 말하기까지 합니다.


바로 이런 배경에서 삼국의 낙봉파 사건이 일어납니다.
드라마를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이번 삼국의 제갈량은 검은 속내라던가 너무 신적인 요소는 찾아보기 아주 힘든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인지 이 드라마에서는 방통을 자격지심에 빠지게 하는 제갈량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격하기 이전에 발생했던 모든 불안요소들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말까지 바꿔타면서 방통은 낙봉파로 향합니다.

게다가 고작 말을 빌려줬을 뿐인 유비에게 죽어도 갚을 수 없는 은혜를 입었다고 인사하죠.
방통은 왜 그랬던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위에서 방통 자신이 말했던 명분을 유비에게 주기 위해 일부러 유장군에게 당하려 가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군사를 처참하게 죽여버렸으니 그것을 갚는다는 명분을 말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억지를 써가면서 출병했고 낙봉파라는 지명을 듣고 복병을 눈치 챘으면서도 거침없이 웃을 수 있었던 것이었죠.

방통이 남긴 편지를 읽고 그의 마음을 알게된 유비는 자신이 방통에게 진심을 보였던 일과 한계에 매여있던 일을 후회합니다.
나의 군사를 돌려다오!! 하고 아무리 외쳐봐야 돌아오는것은 없었고
이렇게 유비는 방통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분노로 바꾸어 눈물을 삼키고 유장을 치게 된 것입니다.

보시면 이때는 슬픈 눈빛에 가깝지만

같은 장면인데도 이렇게 서서히 분노로 표정이 물들어 가지요.

방통과 이런 일이 있던 유비이니 방통의 죽음 이후 유비는 제갈량이 패도주의로 바뀌어 갈까 걱정했을 만큼 바뀔 수 밖에 없었겠지요.

이렇게 방통은 삼국의 이야기 진행에서 사라지게 되었지만 유비의 변화와 세력 형성에 대한 큰 발판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연의에서처럼 신적인 제갈량을 더더욱 돋보이게 만들뿐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 때문에
적벽에서 방통의 연환계 에피소드를 다뤄주지 않았던 서운함도 줄어들고 유비와의 관계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에서 고작 몇장면 나왔을 뿐인데 말입니다 ^^


덧. 이글로 인해서 이글루스 삼국태그 첫 페이지엔 제 글밖에 나오지 않는 사태가....아 민망합니다.
     다 끝난 드라마 가지고 뭔짓을 하는겐지 하하하

덧글

  • 첸에이키 2010/06/28 15:20 # 답글

    그렇기에 방통이 일찍 죽은 게 너무너무 안타까웠죠...(녹차)
  • 원랑 2010/06/29 12:50 #

    좀 일찍 죽어야 할 놈들은 너무 오래살고 말입니다. 참 안타깝지요.
    그런데 괄호안의 녹차는 무슨뜻인가요? 그냥 녹차면...아 부끄럽네요;
  • 첸에이키 2010/06/29 20:12 #

    저는 여자라 담배 못피우니까 그 대신으로 녹차 원 샷이나 한다는 뜻입니다.
  • 원랑 2010/06/30 01:00 #

    아하!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
  • 시무언 2010/06/29 12:56 # 삭제 답글

    여기선 방통이 자신을 희생해서 주인공(???)을 각성시키는 간지 조연으로 나오는군요(...) 창천항로에서도 비슷한 느낌이었던가(...)
  • 원랑 2010/06/29 13:22 #

    이번 방통은 배우도 마음에 들고 이런 관계 설정도 좋고 그야말로 간지가 철철 넘칩니다. 창천항로에는 쿨시크 미남자 타이틀까지 달고나와서 여러가지로 대단했던 것 같구요.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주공이라고 부를때가 참..
  • 칼스 2013/02/03 23:23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삼국 관련 포스팅을 쓰려다가 딱 유비 방통 이부분의 스샷이 필요해서
    제 포스팅에 담고 싶은데 허락을 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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